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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LAB/사진 & 카메라

내가 정의한 '사진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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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갈구한지 어언 6년이 되어 갑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하고 많은 것들중에 왜 사진이었을까? 사실 한번도 이러한 물음을 가진 적 없이 맹목적으로 사진을 찍어왔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봤죠. 왜 사진일까? 하고 말이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위 물음에 대한 답변을 조금이나마 찾아보고자 합니다.

우선은 제 사진생활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사진에 관심을 가진 것은 군대시절 부대내 사진병을 보고 나서부터였습니다. 후임병중에 사진 특기로 들어온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에게 관심있게 이것 저것 물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당시 부대내에 정훈실에 보급되어 있는 카메라는 니콘기종의 DSLR이었던 것 같네요. (정확한 기종까지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

한창 사진에 관심이 많던 저는 제대하고 나서 저의 첫디카로 Canon Powershot A95를 구입했습니다. (당시 DSLR은 엄두가 나지 않는 물건이었거든요) 그 당시에는 수동기능이 포함되는 디카가 흔치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것 저것 해서 50만원정도 준 것으로 기억나네요. 한창 생각없이 P모드로 찍다가 '아 조금 더 나은 사진을 찍을 수 없을까?'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결정적인 계기는 일본여행이었습니다. 사진은 정말 많이 찍었는데 생각만큼 원하는 화각과 화질이 나오지 않아서 사진을 뽑아보구선 불만에 휩싸여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때부터 'DSLR을 사야해'라고 마음을 먹게 되죠. 그리고 그 해 겨울에 드디어 그동안 벌어놓은 알바비를 탈탈 털어 Canon EOS 50D + 탐론 17-50을 구매했습니다. 그 당시에 할부금을 내느라 크게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고정수입이 없는 학생이 사기에는 확실히 부담스러운 구성이었으니까요. DSLR을 구매하면서 저의 본격적인 사진생활 + 사진공부가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처음에 DSLR을 샀을때보다는 약간 열정이 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진은 저를 움직이는 한 축이자 시선의 도구입니다. 엊그제부터 예전에 찍은 사진을 하나씩 정리하고 DVD에 옮기고 있답니다. 그동안 찍은 사진이 고르고 골라도 300기가가 나오네요;; 많은 사진들을 보면서 '나는 왜 사진을 좋아하지?'라는 물음이 문득 들더군요. 왜일까요? 그 물음에 대해서 한번 제 나름대로 답을 내보겠습니다.

1.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해준다.

일상에서 만나는 평범한 것들을 새롭게 프레임에 담아내다.


저와 같은 아마추어 사진가라면 저처럼 세상을 다른시선으로 보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계실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닌가요? ^^ 단순히 멋있는 사진을 찍기위해서 사진생활을 한다면 좀 고달플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이 인정해주지 않아도 내가 새롭게 보고 그걸 찍고 그것에 만족을 느끼는 것이 저는 진정한 사진생활이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아무튼 저는 사진을 접하고 나서부터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는 습관이 생긴 것 같습니다. 아주 다른 두개의 피사체를 연결시켜보기도 하고 아주 새롭게 의미부여를 해보기도 하고 말이죠. 이것만으로도 사진은 충분히 사랑할만한 가치가 있는 행위인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는 피사체도 프레임안에 담을땐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힘 혹은 반대로 만드는 힘이 있거든요.


2. 사진 = 추억을 만들고 선물하는 일.

예전에 다니던 학교식당에서 즐겨먹었던 라면. 요즘엔 어디서 먹어도 이 맛이 안난다.

비오는 날 아무 생각없이 찍은 사진이 추억이 되다.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음악도 편지도 그림도 될 수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추억의 매개는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기를 들이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끄러워하면서 카메라를 피합니다. 하지만 정작 결과물을 보여주면 흐뭇해하곤 하죠. (ㅎㅎ)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잘나왔든 못나왔든 상관없이 그 사진들은 추억을 이끌어내는 소중한 도구가 됩니다.

사진사의 입장에서도 추억을 선물한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인 것 같습니다. 또한 그 대상이 피사체가 된다는 점에서 다른 것들과는 큰 차이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3. 아이처럼 아주 천천히 성장한다.

처음으로 공모전에 나가 수상한 작품.


다른 일들도 그렇겠지만 저희같은 아마추어들에게 사진은 '아주 천천히 자라는 아이를 기르는 것'과 같습니다. 가끔은 뗑강도 부리지만 크게 보면 항상 저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이죠. 문득 질리는 듯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확실히 다르게 피사체를 바라보는 저를 볼때면 가끔 놀라기도 한답니다.

'아 이렇게 늘어가는 것이구나' 하고 말이죠. 물론 여기서 실력이 늘어간다는 것 혹은 성장한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다른사람들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자기가 생각하기에 사진이 조금 더 풍부해지고 의미를 함축시킬 수 있는 능력이 늘어난다고 하면 될까요?

무엇이든지 금방 배우고 쉽게 질려버리는 B형남자인 저에게 사진은 아주 천천히 목표를 향해 걸어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4. 내가 나오지 않아도 내가 표현된다.

다른 사람들은 내 사진이 고독하다고들 한다. 정말 그런가?


꼭 사진만 그런것은 아니지만 제가 생각하는 사진의 매력에는 이것도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사는 거의 매번 피사체의 반대쪽에 서게 됩니다. 즉, 사진사 자신이 사진에 나올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에서는 사진사의 개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건 제 사진뿐만 아니라 다른분들의 사진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참 신기한 일이죠.


5. 사랑은 떠나고 사람은 변하지만 사진은 남는다.
사진은 순간을 기록하고 영원을 추억하는 행위입니다. 셔터를 누르고 있는 순간에도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지만 사진에서의 시간은 그 순간 정지해버립니다.

전 풍경이나 정물사진을 주로 찍지만 부탁을 받고 인물사진을 찍어주는 일도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연인들을 찍을 기회도 아주 많죠. 어린날의 연인들이 거의 그렇듯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지만 제 사진안에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서로를 가장 사랑하는 연인으로 남아있습니다.

흐린 기억속의 그대 그리고...


물론 제가 사랑했던 사람들도 그렇습니다. 항상 그렇듯 제 곁을 떠나고 변하지만 사진에서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아마 이것이 제가 사진을 사랑하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추억은 그대로 둘 때 가장 아름답다'라고들 하죠. 사진은 그 추억을 가장 아름답고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는 매체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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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다보니 알듯 모를듯 한 매력들이 떠오르지만 글로 적어내기는 쉽지 않네요. 제가 생각하고 정리한 사진의 매력은 여기까지입니다. 좀 더 뭔가 적고싶은데 머릿속에서 잘 정리가 안됩니다. ㅠㅠ 쓰다보니 좀 어거지로 짜낸 느낌도 나네요;; 아무튼 전 위의 매력에 이끌려 사진을 사랑하고 있고 앞으로도 쭉 사랑할 생각입니다. ^^

여러분들은 사진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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