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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LAB/사진 & 카메라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사진 백업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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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같이 실습을 나갔던 친구가 나에게 SOS를 요청했다. 그 이유인 즉, 외장하드가 인식이 안된다는 거였다. 그녀의 손에는 낡은 외장하드 하나가 들려있었다.

뜯어보면 딱 외장하드만큼의 공간만 있다. 충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딱 보기에도 완충장치가 없는 듯 보이는 필립스사의 외장하드였다. 용량이 얼마 안된다는 말을 전해 듣고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해줬다.

"요즘 외장하드 저렴한데 새로 구입하는게 어때?"

하지만 그녀가 답하길, 싸고 비싸고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덧붙이길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까지 찍은 사진이 몽땅 그 안에 들어있다는 말이었다. 간절한 부탁에 집에 들고와서 진단을 해보니 문제는 두가지였다.

첫번째 문제는 콘트롤러 문제였다. 원래 상태의 외장하드로는 USB케이블을 연결해도 아예 인식이 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외장하드를 뜯어 HDD만 바꿔 연결하니 다행히도 인식은 가능했다. 그러나 더 큰 두번째 문제가 있었는데 배드섹터로 인해 일부 파일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결국 거의 한나절을 씨름한 결과 대략 80%의 사진은 살리고 20%의 사진을 살리지 못했다. 다 살리지 못한 까닭에 미안한 마음이었지만 그녀는 그게 어디냐며 굉장히 고마워 했다. 나는 그녀에게 백업의 중요성에 대해 누누히 강조를 하면서 사진파일을 보내줬다. 


갑자기 예전 이야기를 꺼낸 까닭은 그렇게 백업을 강조하던 내가 원본을 잃어버린 사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는 자료의 보관에서만큼은 나름 굉장히 철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찍은 사진 전부를 날짜별로 RAW파일과 JPEG파일로 나누어서 보관하고 있다.) 학교에서 사진공모전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예전부터 찍었던 원본들을 찾기 시작했는데 딱 한장이 없는거 아닌가. 파일번호로 여러번 검색을 돌려봐도 RAW파일도 JPEG파일도 없었다. 남은 건 예전에 블로그에 올려놓은 리사이즈 사진뿐이었다.

사연이 들어가 슬픈 사진.


딱히 잘 찍혔다고 생각되는 사진은 아니었지만 광각렌즈로 찍은 사진이 얼마 없는지라 속이 쓰렸다. 더군다나 10-22 렌즈는 18-250 구입을 위해 팔아버려서 다시 찍을 수도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결국 남은건 800*570px로 리사이즈된 위 사진뿐이다. (대형인화에는 한참 부족한) 지금 다시 10-22렌즈를 구해다가 찍는다고 해도 처음으로 광각렌즈를 구입하고 찍었을때의 감동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살짝 더 우울해진다. 그나마 잃어버린 사진이 이 한장이라는 게 다행이다.

문득 예전에 아기사진을 바이러스 때문에 몽땅 다 날렸다는 댓글도 기억난다. 나는 이렇게 한장때문에도 속이 쓰린데 그 분은 얼마나 상심이 클지 상상이 잘 안된다. 이번 실수를 계기로 다시 한번 백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명심하자. 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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