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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 Hobby/IT & 컴퓨터

배터리 누액으로 안열리는 애플 무선키보드 수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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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아이패드를 처음 구매했을 때(3세대 뉴아이패드) 나름 열심히 사용해보려고 구입한 애플키보드입니다. 한동안 안쓰고 서랍에 방치해두었더니 누액이 흘러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누액때문에 배터리 삽입부 뚜껑이 전혀 열리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일로 플래쉬를 하나 버린 경험이 있어 '아차'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잘 쓰지는 않았지만 애착이 가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버리는 셈 치고 고쳐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넷 검색 결과 식초가 배터리 누액을 녹여준다는 얘기가 있어 식초에 8시간 정도 배터리 삽입부를 담궈놔 봤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습니다. 이미 배터리 누액이 틈을 완벽하게 막은 상태라 식초가 들어갈만한 틈이 없어 효과가 없었습니다. 

배터리 삽입부 뚜껑을 두드려보기도 하고 힘으로 억지로 열어보려고도 했지만 꿈쩍하지 않네요. 결국 두번째 방법으로 배터리 삽입부를 실톱으로 자르기로 하고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절차를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주의! 이 방법은 서비스센터에서 인정한 수리방법이 아니므로 실행에 따른 손해는 모두 실행당사자가 지게 됩니다. 최악의 경우 제품을 파손할 수 있으니 자신이 없는 분은 애플 서비스센터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보증기간 이내인 경우) 경우에 따라 배터리 회사에서 보상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잘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0. 준비물 준비하기

준비물은 입구가 넓은 플라이어(슬립 조인트 플라이어), 실톱, 앞이 좁은 일자 드라이버, 십자 드라이버, 동전(100원이나 500원), 대형 드라이버(배터리가 끼어 안나올 경우 필요), 롱노즈 펜치, 식초, 면봉, 물티슈, 휴지 등 입니다.


1. 뒤쪽 플라스틱부 개방하기

뒤쪽 플라스틱부는 키보드를 해체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입니다. 위 아래로 지지대가 지지하는 구조이므로 플라이어를 이용하여 양 끝을 물고 살짝 힘을 주면 잘 빠집니다. 흠집을 방지하려면 얇은 천이나 휴지, 고무를 덧대어 작업하시면 됩니다. 물론 저는 그냥 했습니다.


2. 연결 케이블, 나사 해제하기, 기판 분리하기

연결케이블은 얇은 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빼지 않고 작업하다보면 찢어지거나 끊어질 수 있습니다. 아래 방향대로 살짝 잡아당겨 케이블을 빼줍니다. 

다음으로 십자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나사를 해제해줍니다. 이 나사를 해제하면 오른쪽 배터리 스프링에 의해 장력이 발생하는데 반대쪽으로 밀어 PCB부분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즉, 전원버튼이 있는 쪽으로 기판이 빠져나옵니다.


3. 실톱으로 배터리 삽입부 절단하기, 배터리 뚜껑 개방하기

현재 상태는 뚜껑과 본체가 꽉 물려 열리지 않는 상태이므로 배터리 삽입부의 일부분을 절단하기로 했습니다. 위쪽에서 봤을때 잘 보이지 않도록 아래쪽으로 작업했습니다. 실톱으로 약 2~3cm를 절단하고 틈에 일자드라이버를 이용하여 틈을 벌려줬습니다. 어느정도 틈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면 동전을 이용하여 뚜껑을 열어줍니다.

이 때 일자 드라이버보다는 면적이 좌우로 넓은 동전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데 동전을 펜치나 플라이어로 물고 시계반대방향으로 개방해 줍니다. 동전이 휘어질 정도로 했는데도 잘 열리지 않는다면 조금씩 틈을 더 벌려 가면서 작업하면 어느순간에 돌아가면서 열리게 됩니다. 이 부분은 본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일단 뚜껑이 열리지 않는다면 배터리를 빼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단 뚜껑이 개방되었다면 배터리 삽입부쪽이나 반대쪽에서 젓가락이나 긴 드라이버 등을 이용하여 배터리를 해체합니다. 배터리가 누액때문에 꽉 끼어 작업이 어렵다면 식초를 틈에 부어 녹여가면서 뺄 수 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작업한 모습입니다. 틈이 벌어지면서 뚜껑이 개방되었고 주변에 하얀 배터리 누액이 굳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안에 굳어 있던 AA배터리입니다. 아래쪽에 있었던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부식이 심하네요. 


4. 후처리하기, 작통테스트 

일단 배터리를 뺐으면 배터리 누액을 잘 닦는 것이 좋습니다. 이 때 식초를 사용하면 좋습니다. 뚜껑은 아예 식초에 몇 분간 담가두고 담글 수 없는 부분은 면봉이나 물티슈에 적셔 닦아줍니다. 잘 닦이지 않는 부분은 드라이버로 살살 긁어냅니다. 

어느정도 닦였다고 생각되면 깨끗한 물티슈로 식초가 닿은 부분을 잘 닦아줍니다. 냄새도 냄새지만 산성이기 때문에 쉽게 금속을 부식시키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공구에 묻은 식초도 잘 닦아줍니다. 그렇지 않으면 몇시간만에 뽀얗게 핀 녹을 볼 수 있습니다.

닦는것까지 끝났다면 실톱으로 자른부분을 롱노즈펜치를 이용해서 원래 모양대로 구부려 줍니다. 너무 많이 구부리면 뚜껑이 들어가지 않을 수 있이니 고정이 될 정도만 구부려 줍니다. 위 과정까지 다 됐다면 역순으로 조립하고 새 배터리를 넣어 작동테스트를 합니다.

다행히 잘 작동합니다. 본체 아래쪽을 잘라냈기 때문에 위에서 보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배터리누액에 관해 검색해 보게 되었는데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애플 키보드의 배터리 누액으로 고생하고 계시더군요. 평소에 이런 고생을 안하시려면 누액이 발생하지 않는 배터리를 사용하든지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배터리를 분리해놓는 습관을 들이시는게 좋습니다. 뚜껑은 분실 위험이 높으니 반드시 본체와 함께 보관하세요. 

저와 같은 고민이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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