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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LAB/사진 & 카메라

[DSLR강좌] DSLR 초보탈출 4편 - 구도의 완성은 구성. 주제와 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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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4편은 3편과 순서를 어떻게 해야 고민이 많았습니다. 보통은 구성안에 구도를 넣습니다. 저는 그냥 제 기준에 따라 먼저 구도를 결정하고 구성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다들 한번쯤 이런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멋있는 풍경사진을 보고 사진을 찍어왔는데 정작 사진으로 볼때는 실망을 금치 못했던 경험 말입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 때문입니다.

카메라와 사람의 눈은 대상을 보는 방식이 다릅니다. 사람의 뇌는 눈으로 받아들인 정보를 선별적, 연속적으로 처리합니다. 그러므로 대상을 볼 때 보고싶은 부분의 디테일만을 보지만 카메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카메라는 전체적, 비연속적으로 대상을 봅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직접 볼때와 사진으로 볼때는 사뭇 다른 광경이 펼쳐집니다. 예를 들어 멋있는 풍경을 찍고 나중에 사진으로 보게 되면 직접 볼때는 볼 수 없었던 쓸데없는 피사체가 프레임을 채우고 있는 경우입니다. 직접 볼때는 멋있는 풍경외에 다른 물건들을 뇌가 지워버리지만 사진은 이런 능력이 없습니다. 또한 프레임 안에서만 영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쓸데없는 피사체는 더 두드러져 보일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진을 찍을때 무엇을 어떻게 선별해서 담을지에 대한 결정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구도는 '어떻게 담을까'에 관한 얘기였다면 구성은 '무엇을 담을까'라는 이야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구성에 관해서 풀어놓은 책을 인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성이란 공간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중략) 일단 피사체를 선정하고 나면 프레임의 어떤 곳에 배치해야 가장 좋으며, 얼마나 크게 표현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피사체의 위치와 크기는 모두 사진을 보는 사람이 그 이미지를 해석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미지 작업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이미지를 잘라내는 것보다 카메라로 촬영할때 미리 잘라내기를 하여 적절한 구성을 하는 것이 좋다. 미리 적절한 이미지를 구성해내려면 더 많은 기술과 창조성이 필요하다. 사진가는 모든 구성적 요소의 균형과 전경과 배경의 균형을 모두 파악해야만 한다.[각주:1]


사실 구도와 구성, 이 둘을 명확하게 나누는 것은 약간의 어폐가 있습니다. 구도에서 '무엇을 담을까'라고 한다고 해서 틀리는 말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적으로 제 경험에 의존하여 작성된 것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 부분에서는 설명을 줄이고 사진을 주로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저의 귀차니즘으로 인해 이전 강좌와 겹치는 사진이 많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전제로 들 것이 있습니다. 사진은 대체로 목적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광고 소품사진은 보통 부제가 굉장히 약화되거나 제외됩니다. 주제로의 주목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입니다. (패션광고 사진은 반대의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은 우리가 이러한 상품광고 사진을 찍는 것은 아니라는 전제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적이 있는 사진은 그렇지 않을거 같아도 사람들이 금방 알아차리는 사진이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단 이차적인 목적이 아니라 사진 자체의 심미적 접근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출발하기로 하겠습니다.



1. 구성 = 뺄셈과 여백의 미학

카메라를 구입하고 나서 얼마되지 않아 찍은 사진. 주제도 불분명하고 부제도 무엇인지 분간이 안간다.


사실 이 부분은 맨 마지막에 넣으려고 했는데 가장 앞으로 가져왔습니다. 초보자분들이 사진을 찍을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프레임안에 너무 많은 것들을 채운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사진이 무조건 틀렸다고 보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진도 그림과 마찬가지로 여백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과도한 빼기는 사진을 망칩니다. 밑의 사진처럼 주된 피사체만 화면전체를 가득 담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구도에서도 다룬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적절히 '피사체'를 배치하면서도 여백을 처리할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오늘 제가 얘기할 '주제'와 '부제'입니다.

술잔을 찍어 공허함을 표현하고자 했으나 프레임을 너무 꽉채워 공허함이 아니라 답답함만 느껴진다.

 


2. 사진의 주 피사체 '주제' & 주제를 받쳐주는 '부제'
주제는 사진사가 주로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주제'로 봅니다. 그리고 주제를 받쳐주는 것이 '부제'입니다. 주제와 부제를 배치하는 방법은 이전 포스팅인 '구도편'을 참고하세요.


주제는 프레임에서 주인공을 맡을 피사체이고 부제는 이러한 주인공을 뒷받침 해줄 조연들입니다. 주연이 아주 뛰어나다면 주연만으로도 작품이 살 수 있지만 보통은 훌륭한 조연이 주연을 더 빛나게 해줍니다. 이해가 잘 안가시나요?

사진으로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위 사진의 주제는 LED조명입니다. 부제는 조명이 비치고 있는 책입니다. 조명만 있으면 심심할 수도 있지만 책이 부제로 설정되어 여백을 적절하게 커버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의 주제는 산길을 걷고 있는 모델입니다. 부제는 프레임을 세로로 가르고 있는 메타퀘세이아 나무들입니다. (다만 이 사진은 주제와 부제를 반대로 생각해도 상관이 없습니다만 촬영목적상 위처럼 적습니다.)


위 사진의 주제는 세명의 모델들입니다. 부제는 눈꽃이 핀 나무입니다. 나무 없이 모델만 크롭해서 찍은 사진을 상상해보신다면 감이 오시나요?


위 사진은 강원도에서 찍은 '한반도 지형'입니다. 같은반 학우들을 주제로 배경의 한반도 지형을 부제로 설정하여 찍은 사진입니다. 비교적 많이 남는 위쪽의 여백을 커버하기 위해 일부러 소나무를 끌어들였습니다.


위 사진은 전면의 흰꽃이 주제이고 후면의 노란꽃이 배경으로 부제로 설정되었습니다. 색채의 대비를 통해 주제를 더 부각시켜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위 사진의 주제는 자동차입니다. 부제는 뒤쪽의 소나무, 텐트, 바다입니다.


위 사진의 주제는 프레임 왼편에 서있는 모델입니다. 부제는 심도를 적절히 조절한 야경입니다.

그렇다면 주제와 부제는 항상 동반되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부제가 주제를 더 풍부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제를 산만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부제를 제외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위 사진은 나비표본을 주피사체로 프레임을 모두 꽉 채워 중앙에 배치하였습니다. 이러한 주 피사체에 대한 집중도가 극에 달하게 되지만 자칫 심심한 구성이 될 수 있습니다.


3. 주제와 부제를 조절하는 방법들
그렇다면 주제와 부제를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초보자분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은 '프레임구성'와 '심도조절'을 병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피사체 뒤에 의도하지 않은 배경이 있다면? 이 배경이 주제를 심란하게 하거나 어울리지 않는다면 구도상 아예 빼버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번째 방법은 DSLR의 특징인 심도조절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패닝, 명암.색체의 대비를 이용하는 방법등도 있습니다. 아래의 예시사진을 보세요.

3-1. 화각으로 조절하기


줌렌즈의 장점은 간단한 조작만으로 화각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위 두사진을 비교해 보시면 망원대의 화각으로 이동시켜 배를 더 부각시킨 것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이런 방법을 동원하여 과도한 피사체가 들어간다면 화각을 통하여 아예 잘라내는 방법으로 적절한 부제를 설정하면 됩니다.

사실 위 두장의 사진 모두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부제가 너무 약하고 (배가 조금 더 크게 잡혔으면 하는 아쉬움) 아래 사진에서는 배가 커진대신 노을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방파제에서 찍은 사진이라)

3-2. 초점으로 조절하기  (심도로 조절하기)

DSLR에서 부제를 설정하는데 가장 자주 쓰이는 방법은 '심도'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심도는 얕은 심도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도에서 배운 삼단분할법을 사용하면 보통 피사체를 배치하지 않은 교차점이 여백으로 남게 됩니다. 이 여백에 부제를 설정하면 풍부하면서도 보기 좋은 사진이 됩니다.


[Photo & DSLR/강좌 & 리뷰] - [DSLR강좌] 아웃 오브 포커스(아웃포커싱)을 만드는 방법


3-3. 흔들리는 배경으로 조절하기

이 부분은 심도와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패닝샷이라고 부르는데 움직이는 배경으로 부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부제로 설정된 바이게이트와 관중은 오토바이의 속도감을 더 증가시켜주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panning
panning by JaeYong, BAE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3-4. 명암과 색채의 대비로 조절하기

부제를 조절하는 또 다른 방법은 명암과 색채의 대비를 통한 방법입니다. 형태나 질감 말고 명암이나 색채의 대비만으로도 부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4. 주제와 부제 결정에 정해진 법칙은 없다.
제가 위에서 배경이라는 말을 썼기 때문에 '배경은 모두 부제가 되는가보다'라고 생각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틀린말입니다. 제가 주제와 부제라는 말을 쓴 것은 편의에 의해 사용된 말이지 신문사설의 첫째줄과 둘째줄처럼 명확하게 나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주제는 전면, 부제는 후면 이렇게 정해져 있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꼭 이렇게 배치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위 사진의 주제는 '대명리조트' 건물이지만 부제로 나무를 함께 배치했습니다. 건물만 나오도록 구도를 잡으면 너무 밋밋한 느낌이 있기 때문입니다.


위 사진도 건물을 주제로 부제로 은행나무와 길을 배치하였습니다. 특히나 건물이 들어간 사진은 딱딱한 사진이 되기 쉬으므로 적절한 부제를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주제와 부제를 꼭 배치해야한다는 법칙도 없습니다. 제가 항상 누누이 강조하듯이 구도와 구성을 완성하는 것은 사진사의 감각과 감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공식이나 방법에 연연하여 구성을 묶어둘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주제와 부제를 설정하여 찍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두개의 피사체를 놓고 주제와 부제를 서로 바꿔가면서 찍어보는 것입니다. 다른 방법은 하나의 피사체를 두고 의도적으로 부제를 설정하는 방법입니다.이해가 가시나요?

위의 두 모델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배치하였다.


개인적 사정으로 이번 포스팅은 좀 빨리 올립니다. 다음편에는 마지막 포스팅인 '자신만의 감성을 찾자'입니다.

 

  1. 데이비드 프래켈, 사진가를 위한 사진의 구도와 구성, 2007, 길벗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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