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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미디어 & 게임

사진에 감성을 더하다. <레아의 감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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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엽서들.


한숨돌릴 시간도 없이 지나가는 주중에도 항상 음악을 찾듯이 생활속에서 활력소를 찾는 일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일인거 같습니다. 제 활력소는 무엇이냐구요? 세가지 정도로 추리자면 사진, 야구, 블로그입니다. 때론 스트레스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그것을 포기하고 싶다라고 느낄만한 위기는 느끼지 못한 거 같네요. 사진이라고 하니 '사진을 찍는' 행위를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KIT의 특성상, 그리고 현재 저의 처지상 들고 다니는 시간보다는 가방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빨리 세상 구경 시켜줘야 할텐데요....)

그래서 저는 사진책을 보는 것을 즐깁니다. 가볍게 가방에 넣어다니면서 보면 시간때우기로도 딱이지요. 그리고 활자로 가득찬 책과 다르게 스토리를 놓칠 염려도 없고 같은 사진을 10번 보더라도 10번 다 다른 느낌이 나기 때문에 저는 사진책을 좋아라 합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실습에 쩔어있는 제 가슴 한켠에 따뜻함을 묻어두고 간 <레아의 감성사진>입니다. 제게 사진을 물어보는 분들께 항상 하는 얘기가 사진에 있어 필요한 것은 첫째가 기술이고 둘째가 감성과 감각이라는 조언입니다. 그리고 조언의 말미에는 항상 정답이 없다는 말도 꼭 첨부합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사진을 충고드릴때 기술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그냥 많이 찍어보라' '매일 보는 것과 다르게 찍어보라'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사진에 있어 '감성'은 쉽게 배울수도 있는 것이 아닐뿐더러 쉽게 배워지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감성사진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감성사진이라고 하면 대상에 대한 의미부여가 전제되기 때문입니다. 이건 피사체를 바라보는 사진사와 사진을 보는 독자의 시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방안에 놓여있는 한 올의 머리카락이라도 사랑하는 그녀의 것이라면 소중한 선물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휴지로 생각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찍은 사진이 아닌 이상 그것을 보며 그때의 감정을 제대로 해석해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정해진 해석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양한 해석을 불러오는 사진이 더 좋은 사진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사는 사진에 스토리를 넣고 여백을 설정하고 여운을 배치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쨍하고 선명한 사진보다 더 어려운 것은 위와 같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사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문이 너무 길었나요? 오랜만에 보는 감성책에 그동안 일상에 묻혀 눌려있던 제 감성이 '탁'하고 풀어지는 느낌이 납니다. 사실 저는 사진책에 굉장히 관심이 많답니다. 제가 있는 곳에는 큰 서점이 많지 않아 보통은 주위 도서관에 가서 빌려보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최신책은 보기가 힘드네요. "두번째 이야기"라는 부제가 있는것으로 보아 이 책과는 다른책이 이미 나와있는것 같네요. (아쉽게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우선은 대부분의 사진책들이 그런것처럼 화려한 장비나 렌즈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는 점이 좋습니다. (부분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또한 그저 사진 자랑에 그치는 책이 아니라는 점도 마음에 드네요. 책을 제 나름대로 해석해서 정리해볼께요. 더불어 부족한 제 사진도 몇장 첨부해보고자 합니다.


1. 시선이 머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필자가 찍은 사진들을 보면 피사체를 상당히 다른 시선으로 본 사진들이 많습니다. 시선이 머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프레임에 담아냈지만 제가 보기에는 새로운 느낌이 나네요. 크롭해낸 감성도 상당히 독특합니다. 그리고 가장 특이한 점은 마치 편지를 쓰듯이 사진을 풀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필자가 찍어낸 사진들은 모두가 누구에게 말을 하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화려함 속에 묻어둔 슬픔.


2. 색감에서 얻어지는 감성
이 책에서 보여지는 대부분의 사진은 일명 '빈티지'느낌이 나는 사진들입니다. 사진에 따라 따뜻함과 차가움이 과장되게 표현된 사진이 많네요. 비네팅이나 플레어도 상당히 의도적으로 배치된 것이 참 인상깊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 책의 소개사진의 커브값을 살짝 만져봤습니다. 어떠신가요?

색바랜 사진이지만 항상 새롭다


3. 스토리가 있는 사진
사진에 내러티브를 넣는다는 것은 어쩌면 무리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조금 어렵다면 간단한 타이포로 설명을 붙여봐도 좋은거 같네요.

그리움. 첫번째 이야기.


연인이길 바랬던 나와 그저 편한 사이로 남길 바랬던 그녀. 제 자리는 어디입니까?



4. 나를 표현하는 감성사진
보통 사진이라 하면 피사체를 표현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책을 읽고나시면 그 생각을 충분히 바꾸실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에서는 사진을 찍는 나의 감정과 감성을 어떻게 프레임에 담아내야 하는지를 어렴풋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렴풋이라는 여운으로 필자는 우리 독자들의 상상력을 더 자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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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뿌려진 사랑들.


신발케이스에서 찾은 사랑. 이곳에도 사랑이 있는데 나에게는 아직 없다.

쓸쓸함이 묻어나는 사진

추운 겨울의 메타퀘세이아 길도 어머니와 함께라면 따뜻하다

전통 악기와 전통의 색. 그리고 전통의 감성.

감성의 표현에 도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아이폰4로 촬영한 사진.


많지 않은 텍스트라 몇시간이면 다 읽을 분량이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필자의 철학은 한번 읽어서는 다 읽어내질 못할 거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다만 그 많지 않은 텍스트 안에서도 필자의 성향이 저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책을 덮으면서 이론이 없는 분들이 보기에는 약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론으로 무장하기 전에 이 책을 읽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 또한 이론책의 편견을 타파하느라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나니 갑자기 서브디카에 대한 뽐뿌가 밀려옵니다. (LX5를 골라놨드래죠.... 공모전 발표일이 언제드라...응?)

감성 + 감성.


사진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은 거쳐가야 할 '자신의 감성찾기'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주는 책으로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동기부여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 책에서 그 방법을 직접 가르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왠지 이책을 읽고 있노라면 성시경 음악을 틀어놓고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면서 봐야할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요근래 사진을 행사용, 기록용으로만 사용해왔던 저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많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저도 여유가 생기면 '첫번째 이야기'도 구입해서 볼 생각입니다. ^^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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